전남 영광의 핵 발전소.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정부가 ‘3대 메가 사업’에 공급할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핵발전소(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3대 메가 사업의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2034년까지는 단 하나도 완공할 수 없다. 원전은 계획부터 준공까지 10~18년이 걸리는 중장기 사업이기 때문이다. “시간·공간·사업적으로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핵발전소 신설 검토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왜 핵발전은 반도체·인공지능 메가프로젝트의 대안이 될 수 없는가’ 토론회에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3대 메가 사업을 재생에너지·에너지 지산지소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토론회는 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신규핵발전소 저지와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전국행동’이 열었다.
이 위원은 먼저 건설에 10~18년이 걸리는 원전의 ‘시간적 불일치’를 강조했다. 애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대부분 계획보다 늦어지기 때문이다. 신고리 1호기의 경우 애초 계획에서 운영까지 8년 1개월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0년 6개월이 걸렸다. 신고리 2호기는 11년 11개월, 3호기는 16년 4개월, 4호기는 18년 1개월이 걸렸다
손오공게임공략법
. 때문에 “올해 당장 원전 건설 계획을 확정해도 일러야 2036년, 늦으면 2044년이 돼야 운영이 가능하다”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3대 메가 사업으로 인한 전력 수요는 2034년까지 75.4%가 집중되기에 전력 공급의 상당 부분은 2034년 이전에 완성돼야 한다. 원전과는 시간상으로 맞지 않는 것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 이천 공장. 에스케이하이닉스 제공
둘째로 이 위원은 국내 모든 원전이 영남과 호남에 몰려 있어 수요지인 수도권 반도체 공장과 공간적 불일치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반도체 생산 비중은 수도권 82.3%, 충청 14.7%, 영남 1.9%, 호남 1.0%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30개의 원전 가운데 24곳이 영남 해안, 6곳이 전남 해안에 몰려 있다. 원전과 반도체 공장이 거의 정반대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다. 앞으로 광주에 4개 반도체 공장이 모두 지어진다 해도 이런 불일치는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갈등도 계속될 전망이다.
상어야릴게임
셋째로 이 위원은 “원전 건설 사업 차원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선 매년 2~4기 정도의 원전이 건설됐고, 건설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로 생산 능력은 연간 7기가와트로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 두산은 정부의 발표에 따라 경북 영덕에 대형원전 2기, 부산 기장에 소형모듈원자로 4기를 지어야 한다. 또 체코에 2기를 짓고, 중국의 2기에 증기발생기 단조품도 공급해야 한다. 여기에 국내 원전 건설을 추가한다면 두산 자체는 물론이고, 협력업체도 실무상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전 사업의 집중은 공사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주 한림의 풍력발전기.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결론으로 이 위원은 “반도체·인공지능 메가 사업에 따른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상당 부분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인의 10개 반도체 공장 건설과 계획뿐인 메가 사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상당 부분 허수로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에너지 효율화와 수요 관리를 통해 과감히 전력 수요를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고,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감축해 메가 사업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지산지소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h2>